원예산물의 수확 후 관리법(1)

수확 후 관리란 용어의 뜻 그대로 원예산물이 뿌리로부터 잘리는 '수확' 이후에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관리하는 과정을 뜻한다. 즉, 수확된 농산물이 생산자의 손을 떠나 최종 소비자의 손에 도달되는 전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고 부패를 방지함으로써 품질을 높이고 손실을 줄이며, 유통 판매 기간을 연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하는 각종 과정을 총칭한다. 현대사회의 도심 집중화는 농산물의 생산 장소와 소비지가 지리적으로 멀어지는 경 향이 있다. 따라서 농산물의 유통과정 동안의 신선도 유지는 농산물의 가격과 직결되어 상품성 향상을 위한 수확 후 관리는 '제2의 생산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원예산물은 크게 과수, 채소, 화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에 포함되는 식물의 종과 품종의 수가 방대하고 각 품종마다 선도유지를 위한 조건도 상이하여 수확 후 관리 기술 또한 그만큼 다양하고 복합적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추와 같은 채소는 잎을 이용하지만 브로콜리는 꽃봉오리로써 두 식물은 호흡량이 다름으로 취급하는 관 점도 달라진다. 다른 예로 사과는 과실이 성숙한 상태에서 이용하지만 바나나는 후숙하여 이용한다. 이와 같이 소비자가 이용하는 목적, 시기, 기호 등에 따라 같은 품 목이라도 적용하는 수확 후 관리기술은 달라지기 때문에 수확 후 관리 학문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도 품목에 따른 전문성이 요구된다. 수확된 산물은 선별, 예냉, 저장, 포장, 수송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하게 되는데 각 과정에 따라 적합한 선도유지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1. 수확

원예산물의 수확 시기 결정은 생산물의 품질 및 생산성과 직결된다. 같은 식물일지 라도 이용부위와 이용목적. 유통기간, 시장의 상황에 따라 수확하는 시기는 달라진다. 일부 과일과 채소는 성숙 후기에 최대의 크기와 중량에 이르는데. 크기와 중량은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므로 이 시기를 정확히 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용 목적에 따라 성숙이 진행되는 초기에 수확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토마토를 예를 들면 완숙토마토를 이용하려는 경우에는 성숙 후기에 수확하지만 단단한 토마토를 이용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성숙 초기에 수확한다. 같은 이용 목적이 라도 여름철인 경우 유통기간 동안 고온에 의하여 후숙이 겨울보다 빠르게 진행되므로 수확 시기를 앞당기기도 한다. 또한 호박, 오이, 고추와 같은 원예산물은 성숙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확하는 품목도 있다. 수확 시기는 이와 같이 이용 부위, 목적, 계절, 시장의 수요 공급 관계 등의 여러 가지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한다. 상품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고 선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품목에 따른 다양한 수 확방법도 연구되고 있는데 사과의 경우 꼭지가 길면 다른 사과에 상처를 입힐 수 있 으므로 짧게 자르는 경우도 있고, 일부 절화와 엽채류의 경우 수확시간이 이른 오전이 선도유지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있다. 고구마를 수확하는 경우 근채류인 고구마를 땅에서 캔 후 바로 이동하지 않고 밭에 방치하여 고구마의 표피를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을 통하여 선별과 운송과정 중 표피의 상처가 생겨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것을 줄일 수 있다.

 

2. 예냉

예냉이란 저장고에 저장하기 전에 원예산물의 품온을 빠른 시간에 냉각시키는 처리로써 저장고에 입고 후 원하는 온도로 빠르게 냉각시킬 수 있다. 특히 여름철 고온 기에는 호흡률이 높아지는데 예냉 처리를 하여 품온수학물의 온도를 낮추면 선도를 유지 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 예내의 방법은 원예생산물의 종류와 형태에 따라 다른데 기본원리는 찬 공기, 찬물, 얼음 등 저온매체를 접촉시켜 농산물의 표면으로부터 열을 빼앗는 감열적 방법과 생산물이 가지고 있는 수분을 증발시켜 잠열을 제거하는 진공식 냉각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3. 저장

저장은 유통과정에서 잠시 머무는 단기저장과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기 위한 장기저장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장물의 특성에 따라 저장 시 온도, 습도, 기간 등의 조건은 모두 다르다. 일반적으로 저장의 가장 우선되는 조건은 저온이기 때문에 저온냉장 고의 저장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장기저장 시에는 저장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CA저장을 활용한다.

(1) CA 저장

CA저장은 저온과 더불어 저장고의 기체 조성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여 호흡률을 효과적으로 낮춤으로써 선도를 유지하는 저장 방법이다. 보통은 산소 2~5%, 이산화탄소 2~5%를 유지함으로써 저장물의 품질변화를 지연시킨다. 효과의 극 대화를 위하여 산소를 1%대까지 낮추는 초저산소 기술이나 감압저장 등의 기술이 소개되고 있으나 CA저장은 시설을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유지 관리하는 데에도 기술이 필요하여 영세한 농가가 활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고 현재는 대규모APC나 유통회사에서 활용하고 있다.

 

(2)MA 저장

MA저장이란 폴리에틸렌 필름과 같은 피막제를 이용하여 원예생산물을 외부 공 기와 차단하고 생산물의 호흡에 의한 산소 농도의 저하와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 가로 품질변화를 억제하는 방법이다.

CA저장과 마찬가지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조성비를 조절하여 호흡을 억제하 는 원리는 비슷하나 MA저장은 다음 순서에서 설명할 '포장'에 가까운 저장 방법이다. 원예산물을 필름으로 포장하여 밀봉 후 식물의 호흡에 의존한 저산소 고이 산화탄소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CA저장만큼 정교하게 기체조성비를 조절하기는 어려우나 소규모로 저장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고비용,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간 편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필름포장은 공기조성을 조절하는 동시에 증산작용을 막을 수 있어 선도유 지에 보다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필름의 종류가 다양하게 개발되어 보다 능동적 으로 기체 조성비를 조절할 수도 있고, 필름에 기능성 물질을 첨가하여 항균성을 높이거나 결로를 방지하기도 한다.